
올들어 암호화폐(가상자산)을 활용한 범죄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랜섬웨어(데이터 복구를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프로그램) 공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 지브릭(Alec Zebric) 체이널리시스 아태지역 수사 총괄 매니저는 12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건전한 가상자산 산업의 미래:컴플라이언스와 민관 협력' 포럼에서 암호화폐 범죄 관련 동향을 발표했다.
지브릭 매니저는 "올들어 스캠과 해킹 범죄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45.2%, 23.5% 줄었다"며 "랜섬웨어 공격만 1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1억8000만달러(약 2387억원)에 달한다.
지브릭 매니저는 올들어 랜섬웨어 공격이 늘어난 이유로 2가지를 꼽았다. 첫번째는 대규모 기관을 향한 공격의 증가다. 그는 "대규모 자금력을 갖춘 기관을 노린 랜섬웨어 공격이 늘었다"며 "소액 및 고액의 몸값 지불 모두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지브릭 매니저는 "지난해에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러시아에 기반을 둔 랜섬웨어 공격자들의 활동이 둔화됐다"며 "올들어 랜섬웨어가 다시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에서 사이버 방어를 강화하고 적절한 데이터 백업 복구를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체이널리시스는 70여개 국가의 정부, 금융 기관, 거래소 등과 협력하고 있는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이다. 미국 형사 출신인 지브릭 매니저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블록체인 관련 범죄를 분석하고 각국의 수사기관 대응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사이버 보안 엔지니어로 근무한 보안 전문가다.

두번째 연사로는 야렉 야쿠백 (Jarek Jakubcek) 바이낸스 법집행기관 트레이닝 책임이 나섰다. 그는 아일랜드 경찰과 유럽 형사 경찰 기구에서 분석가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야렉 야쿠백 책임은 “지난해 바이낸스가 협력한 전 세계 법집행기관의 요청 건수는 4만7000건에 달했다”며 “이는 바이낸스가 세계에서 가장 큰 거래소이면서 법 집행 기관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낸스는 2021년부터 모든 사용자에 대한 고객확인제도(KYC)를 의무화했다”며 “법원 명령이 있는 경우 범죄 활동으로 인한 자금도 신속하게 동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렉 야쿠백 책임은 "각국 수사당국과의 협력을 위해 올해에만 70회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열었다"며 "앞으로도 수사 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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