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일정으로 다녀온 이번 부산 여행은 주로 해변 중심의 한정된 범위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최근 부산역 근방의 항만들을 볼 기회가 생겨 살펴보던 중,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적용·운영되고 있는 재미있는 사례를 발견하게 돼 글 정리를 해봤다.
항만은 세계 경제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매일 수십만 톤의 화물이 이동하고, 수억 원의 거래가 이뤄지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편 이런 복잡성은 물류의 비효율성을 발생시키며, 비용 증가, 혼잡 발생, 운송 원가 상승 등 다양한 문제들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터미널의 경우 차량 반·출입 예정 시간을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화물 재조작 작업을 수시로 해야 하며, 이 관계로 운영 효율이 저하되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운송사는 터미널 작업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차량 혼잡시간에는 차량 대기시간 증가로 인해 배차 효율이 감소하는 문제를 겪게 된다. 국내 물동량의 75%를 처리하고 있는 부산항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항만 구축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 항만이란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항만 운영을 더 효율적이고 지능적으로 하기 위해 최적화된 4세대 항만을 말한다. 기존 항만이 주로 물리적 활동과 수동적 관리에 의존했던 것과는 다르게 스마트 항만은 자동화, 데이터 분석,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통해 물류 흐름을 개선해 운영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
부산항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반 '항만물류 통합플랫폼'은 항만물류 이해관계자들의 업무 효율을 증대하고, 항만 운영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이해관계자 간 정보 공유를 지원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는 크게 '차량 반출입예약시스템'과 '환적 운송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차량 반출입예약시스템을 통해 운송사가 사전에 반·출입 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면 해당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저장되고, 다시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 반·출입 시간이 예약돼 항만 집중 시간대를 분산시킨다. 이때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저장되기 때문에 시스템으로 얻는 투명성과 신뢰성이 확보 중복 예약이나 위조 등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한다.
또 터미널에서는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 예약 시간에 맞춰 사전에 컨테이너를 재조작하기 때문에 차량 도착과 동시에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이로써 운송사는 차량 대기시간 감소로 비용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터미널은 차량 정체를 개선해 운송효율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환적 운송시스템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터미널과 운송사의 정보를 사전에 연계한다. 이를 통해 정보의 실시간 업데이트와 확인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차량이 터미널 진입할 때 최적의 화물을 배정시켜 환적화물 운송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차량이 게이트 도착 시 블록체인에서 추출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최상단 화물을 작업할 수 있도록 복수 차량 및 화물을 한꺼번에 전송하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감소 되면서 (그룹 오더), 복화율(편도 운송을 한 후, 돌아가는 길에 복화 운송을 어느 정도 수행하는지에 대한 지표)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가지 시스템에서 살펴본 항만 물류에 관계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무결성의 끊김이 없는 정보연계 과정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다주는 정보 신뢰성과 안정성에 기인한다.

이번 부산 여행을 통해 살펴본 블록체인 기반 항만물류 통합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하면서 전통산업의 디지털 융합을 촉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술의 고도화 노력과 함께, 비즈니스 흐름에 부합되는 기술의 적용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새삼스럽게 알 수 있었다. 아울러 경제 안보의 핵심 요소 중에 하나인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확보 노력이 스마트 항만의 구축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과 함께 더욱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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