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간의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웹3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가상자산)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한 법원의 신랄한 질책으로 정치적으로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로써 규제 불확실성에 대한 업계의 오랜 주장이 검증됐다.
SEC가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려는 그레이스케일의 승인을 거부한 논리에 대해, 법원이 '자의적이고 변덕스럽다'(arbitrary and capricious)며 폭탄 발언을 하는 이번 판결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 항소법원 제판부도 "SEC의 현물 시장과 선물 시장 간의 명백한 재정적, 수학적 관계에 대한 부족한 설명은 합리적 의사 결정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판결문의 강력한 단어 선택에도 불구하고, 이제부터 현물 ETF 신청서를 다시 SEC에 보내고 검토받아야 한다. 앞서 SEC는 이미 접수한 모든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최소 오는 10월까지 미룬 바 있다. 이 과정에서도 SEC는 몇 개의 옵션이 있다.
앞으로 벌어지는 일들은 전체 암호화폐 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웹3 커뮤니티와 SEC, 미국 정부가 협력적이고 혁신 친화적인 미래로 전환할 기회다.
SEC가 그레이스케일 판결에 대한 연방 판사의 결론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다른(또는 유사한) 이유를 들어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F 전환 신청이 또 거부될 수 있다. 이런 행동들은 금방 논란이 될 것이다. 우선 변호사들이 제일 피하고자 하는 일은 바로 판사들을 화나게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를 중단시키는 것이 SEC의 목표라면, 이는 끔찍한 생각이다.
SEC가 그레이스케일 신청을 두 번째로 거부하면 다른 연방 판사가 아래 사항들을 검토해 결정할 것이다.
1. 거부 사유가 본질적으로 유사한가
2. SEC가 이전에 제기된 우려 사항을 해결했는가
3. SEC의 승인 거부가 투자자를 보호하거나 규제기관으로서의 의무를 어떻게 뒷받침하는가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바탕으로, 판사가 SEC의 조치를 투자자 보호나 시장 무결성보다는 특정 산업에 대한 공격으로 본다면 재판부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사붑가 행정부의 조치를 강제하기는 어렵지만, 판결에 향후 소송의 문을 여는 문구를 추가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원고가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음을 알리는 문구를 포함할 수 있다.
또 재판부는 개인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할 수도 있다. 가능성이 없지 않다. 최근 사법부의 현직 판사들은 행정 기관을 견책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에서 일한 베테랑들의 인재 유출 우려가 있는 만큼, 행정 결정에 대한 개인적 책임은 충분히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SEC의 의장 게리 겐슬러는 그보다 훨씬 더 현명하다. 게다가 SEC는 미국 금융 시장을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헌신하는 공무원들로 구성된 훌륭한 집단이다.
SEC의 승리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투자자 보호를 지원한다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 없이 이 분야의 혁신을 막는 데 필요한 정치적 자본은 그만한 가치가 없다.
미국은 혁신과 투자자 보호의 균형을 유지해 온 유서 깊은 역사가 있다.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입증했다. 이제 다시 한번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이며, 투자자에 대한 위험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웹3가 이미 가져온 혁신을 수용해야 한다.
법정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이기고 지는 것으로만 보지 말자. 사법부의 판결을 올리브 나무의 가지를 확장하는 방법으로 활용해야 한다. 미국 실용주의의 창시자이자 저술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은 '미국은 기회의 또 다른 이름'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 이유를 전 세계에 상기시켜 주자.
데이비드 애커먼은 모바일코인(Mobilecoin)의 최고 규정 준수 책임자이자 데이터 보호 책임자이다.
원문: 김제이 코인데스크 코리아 기자 번역·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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